전공은 ‘철학’, 논리적인 브랜드 설계 가능해
현재 LF(대표 구본걸)의 액세서리 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조보영 CD는 핸드백 OEM 업체인 청산을 시작으로, 「MCM」, 「제이에스티나」 등 국내 유명 잡화 브랜드를 거친 잡화분야의 스페셜리스트이다. 특히 맨 땅에서 시작한 신생브랜드 「제이에스티나」를 3년 만에 460억 규모의 급부상 브랜드로 성장시킨 장본인이기도하다. 디자인만 공부했을 것 같은 조CD의 전공은 다름 아닌 ‘철학’이다. 독특한 이력에 대해 조CD는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 미대 입시를 준비도 했었지만, 근본적으로 미학에 대해 탐구하고 싶다는 생각에 철학을 전공하게 되었다”며 “철학이라는 분야가 지금의 일과는 매우 동떨어져 보이지만 사실 브랜드를 총괄하는 CD로서 브랜드 프로세스를 논리적으로 정립하고, 디렉션을 정확하게 지시하는 것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더불어 그녀는 “부전공은 신문방송학과이다. 이것도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프로모션 전략을 짜는 것에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며 “관심사에 따라 공부를 했었고, 그러한 것들이 재능과도 잘 맞아떨어져 지금의 자리를 만든 것 같다”고 전했다.
핸드백 디자이너라는 직업조차 생소하던 시절 조CD가 잡화시장에 발을 담그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대학 공부 후 마친 그녀는 실질적인 디자인 공부에 대한 갈증을 느껴 대학원에서 주얼리 디자인을 전공하게 되었고, 그 후 당시 핸드백을 제조 수출하는 업체였던 청산에 입성해 본격적인 집화 디자인에 대해 배우게 되었다. 첫 직장이었지만 청산이 그녀에게 준 경험은 지금의 그녀를 만드는 큰 밑거름이 되었다. “본사에 쇼룸이 다섯 개 정도 있었다. 들어가면 브랜드 별로 컬렉션이 전시되어 있고, 바이어들이 돌아가고 나면 또 다음 시즌의 제품들이 들어왔다”며 “미국, 일본 등 여러 국가의 제품들을 누구보다 먼저 접할 수 있었기 때문에 다양한 제품디자인과 규격, 디테일 등을 빠르게 익힐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외국의 트렌드, 디자이너들의 스케치 등의 자료가 회사에 많이 있었기 때문에 누가 따로 가르쳐 주지 않아도, 알게 모르게 어깨 너머로 배울 수 있는 좋은 환경에서 일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브랜드 론칭, 정확한 방향성을 잡는 것만이 살 길!
한편 SPA 브랜드의 대량생산 베이스의 볼륨화 잡화부터 개성 넘치는 디자이너 브랜드까지 크고 작은 잡화 브랜드가 범람하고 있는 이 시대, 그녀가 잡화시장의 베테랑으로서 브랜드 론칭에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일까. 조 CD는 “처음 시작하는 브랜드일수록 브랜딩이 정말 중요하다”며 “매장 인테리어도 사소한 것 하나까지 브랜드의 특색을 나타낼 수 있도록 고려해야하고, 상품 기획에서는 단순히 판매가 잘 되는 제품을 미는 차원을 넘어서 1, 2년 후 이 브랜드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한 깊은 고민 아래 그 방향성과 관련된 제품 개발에 중점을 두어야한다”고 전했다. 또한 “적절한 포지셔닝을 공략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주말마다 동대문부터 청담동까지 다양한 제품들을 보고, 시장의 흐름에 대해 파악하다보면, 2천만 원짜리 가방을 사는 소비자와 동대문의 5만 원대 가방을 사는 소비자가 다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며 “한 사람이 옷을 입어도 명품과 SPA 제품을 섞어 입는 시대이다. 스페셜한 니즈가 많이 창출 되는 만큼 그러한 독특한 니치마켓을 공략할 수 있는 정확한 브랜드 포지셔닝이 필수”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그녀는 “현재 많은 브랜드들이 나타나며 잡화시장이 다양화 되고 있으며, 당분간 이러한 추세는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한 브랜드가 차지할 수 있는 매출의 파이는 그만큼 점점 작아지고 있는 셈이란 이야기다. 조 CD “이런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브랜드의 지향점을 확실히 제시하고, 좀 더 많은 소비자를 포용할 수 있는 가치를 제안해 매출 볼륨화를 이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헤지스Acc」는 좀 더 젊게, 「질스튜어트Acc」는 심벌 강화…
그녀는 최근 LF에 새롭게 둥지를 틀고, 기존에 있던 LF 액세서리 브랜드의 강점을 살리고, 신선한 기운을 불어넣는 리뉴얼 작업에 한창이다. LF에서 맡은 업무 중 주력하고 있는 부문에 대해 그녀는 “흔히들 브랜드를 오히려 새롭게 론칭하는 것보다 기존의 브랜드를 리뉴얼해서 성장시키는 것이 더 어렵다고들 말하는데, 그러한 부분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그러한 리뉴얼적인 부분에서 내가 충분히 할 수 있고 회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 이 회사에 오게 되었다”고 전했다. “일단 「헤지스Acc」의 경우 지금이 새로운 기운을 주입해야할 적격의 시기이다. 볼륨화가 될 기반은 충분히 잡혀있지만, 지금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시기에 대처할 수 있는 젊은 브랜드로서의 이미지 각인이 시급하다. 때문에 올 가을 좀 더 영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구상 중에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질스튜어트Acc」의 경우 브랜드 이미지와 제품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좋은 편이지만, 볼륨화가 될 씨앗이 적게 뿌려진 상태이다. 스테디셀러가 될 만한 아이템들이 크게 부각이 되어있지 않다”며 “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게, 일단 지금까지는 브랜드를 상징할 만한 시그니처가 없었다. 심벌이 되었던, 로고가 되었던, 패턴이 되었던 브랜드를 확실히 소비자에게 각인할만한 부분이 브랜드에 있어선 필수적인데 그러한 면이 지금까지의 「질스튜어트Acc」는 다소 부족했다고 생각한다”며 “때문에 지난 3월부터 ‘앵무새’를 모티브로 잡고 이를 각인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조 CD는 회사 내에서 시즌마다 나오는 하나의 모티브 정도로 취급받던 ‘앵무새’를 많은 소비자들이 긍정적인 이미지로 평가하고 있다는 점을 파악해 이를 강화하기로 결심했다. 조CD는 “올 가을 부터는 앵무새 심벌을 좀 더 고급스럽게 리뉴얼해 본격적으로 소비자에게 이를 각인시키는 작업을 해나갈 것”이라며 “더불어 내년 S/S 시즌부터는 이를 좀 더 심화 시키며 다양한 스테디셀러 제품과 접목시켜 활발한 세일즈를 일으키는 것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리뉴얼’이 ‘론칭’보다 어렵다? ‘뿌리’에 집중하라!
다양한 브랜드의 리뉴얼 작업을 경험한 그녀가 리뉴얼에 있어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일까. 조CD는 주저 없이 “뿌리에서 새로운 것을 찾는 것이 나만의 철학”이라고 답했다. 그녀는 “리뉴얼을 한다고 해서 무조건 지금 뜨고 있는 트렌드나, 전혀 다른 새로운 요소를 브랜드에 주입하는 것은 오히려 브랜드의 본질 자체를 꺾어버리는 위험한 일”이라며 “새롭게 만든 브랜드이건, 기존에 있던 브랜드이건 간에 브랜드 자체가 가지고 있는 요소 중에서 가장 좋은 것, 지금 시대에 제일 적합한 것을 찾아내 어떻게 효과적으로 그러한 점을 부각시킬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리뉴얼의 핵심 포인트”라고 전했다. 과거에도 조CD는 「제이에스티나」의 브랜드 심벌 ‘크라운’이 나타내는 여성스러움이 소비자 타깃을 일정한 수준으로 한정시킨다는 생각에, 힙합 무드의 크라운으로 브랜드 심벌을 재해석한 경력이 있다. ‘스팽글 백팩’과 같은 「제이에스티나」가 그전에 시도해보지 않았던 시크한 무드의 제품들을 발표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며, 「제이에스티나」 소비자 타깃의 스펙트럼을 넓혔을 뿐만 아니라, 성공적인 리뉴얼 사례로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조CD는 “가령 이번에 맡게 된 「헤지스Acc」의 경우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런던의 프레피룩 이미지, 트레디셔널한 요소가 브랜드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그러한 부분이 골프웨어나 의류에서는 지속적인 수요가 있어서 브랜드를 끌고 나가는 데 큰 무리가 없지만, 액세서리 부분에서는 그런 요소로만 승부를 보기에 워낙 좋은 신생브랜드가 차고 올라오는 요즘 시대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그녀는 “그러한 뿌리의 강점은 살리되 좀 더 감각적이고 영한 무드를 살릴 수 있도록 리뉴얼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는 「헤지즈Acc」의 IT시리즈가 있다. 조CD는 “현재 「헤지즈Acc」에서는 IT기기가 익숙한 젊은 층을 겨냥해 그들이 쉽게 브랜드에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스마트기기 관련 액세서리를 출시하고 있다”며 “이 시리즈에 대한 젊은 세대의 반응이 상당히 좋아 향후 이 부분을 강화하고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목표는 천 억대 브랜드로의 볼륨화
끝으로 그녀는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일단 지금의 목표는 LF에서 맡고 있는 액세서리 브랜드의 기반을 잘 닦아, 향후 천 억대의 외형을 갖춘 볼륨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어떠한 부분을 부각시키고, 어떠한 점은 좀 더 보완을 해야 할지에 대해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며 “가령「헤지스Acc」의 경우 지갑은 10대, 가방은 30~40대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있다. 소비자 불균형이라고 판단하기보다, 좀 더 손댈 여지가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연령대를 커버할 수 있는 롱테일 상품의 출연이 천 억대 브랜드로의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판단해 이를 공략한 제품을 기획중”이라고 전했다. 그 이후의 목표에 대해 그녀는 “그 다음 스텝은 액세서리 부분을 좀 더 강화하는 것”이라며 “회사 측에서도 액세서리 부문의 확장을 원하고 있어, 앞으로 브랜드 색깔이 명확한 액세서리 브랜드를 몇 개 더 만들어 볼륨화 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조보영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現 주) LF ACC.부문 Creative Director
주)로만손 J.ESTINA 핸드백사업부 상무/ CD
주)제일모직 숙녀복 사업부 상무/CD
주)성주D&D MCM 상품기획 이사 /CD
주)FRASER 상품기획부장
주)청산 디자인실장
이상아 기자 mapci3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