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숨겨야 산다! 마케팅에서 찾은 ‘감춤’의 미덕
호기심 자극으로 재미와 몰입을 동시에
2015-07-20 | 텍스헤럴드 전문기자 mapci34@gmail.com
![]() 마이클세라와 캣데닝스가 출연한 미국영화 <닉과 노라의 인피니트 플레이리스트(2008)>는 음악을 사랑하는 두 남녀 주인공이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밴드 ‘플러피는 어디에(Where's Fluffy)’를 찾으러 가는 동안 겪는 파란만장한 에피소드를 담은 로맨틱 코미디물이다. 영화 속 플러피 밴드는 주인공의 동네에서 기습 공연을 펼친다는 소식을 공개하지만, 정확한 공연 장소는 비밀에 붙인다. 때문에 밴드의 광팬이었던 두 주인공은 동네 곳곳에 플러피 밴드가 숨겨놓은 힌트를 발견하며 공연장소를 찾아가게 된다. 영화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장치이자, 호기심을 통해 몰입도를 더해주었던 플러피 밴드의 이러한 공연 홍보 방식은 비단 영화 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감춰야 더욱 흥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의 묘한 심리를 이용한 일명 ‘숨겨야 산다’식의 홍보방식이 비즈니스 영역에서 적극 활용되고 있는 것.
뭐먹고 싶어? ‘아무거나’ 메뉴를 정할 때 ‘아무거나~’라고 말하고 막상 식당을 정하면 딴소리 하는 친구 때문에 싸워본 경험이 다들 한두 번은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실제로 맛을 숨긴 아무거나 마케팅으로 대박을 친 음료브랜드가 있다. 싱가포르의 아웃 오브 더 박스(Out Of The Box)사에서 만든 ‘애니싱(Anything)’과 ‘왓에버(Whatever)’라는 이름의 두 가지 음료가 바로 그 주인공. 두 음료는 소비자가 직접 뚜껑을 따서 마시기 전까지 그 음료가 어떤 맛인지 알 수가 없다. 탄산이 들어있는 애니싱과 탄산이 포함되지 않은 왓에버 모두 각각 여섯 종류의 맛이 있지만 제품의 디자인은 겉으로 보기엔 모두 동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놓고 맛을 홍보하지 않는 이러한 패키징과 마케팅에 오히려 소비자들은 열광했다. 그 안에 어떤 맛이 숨겨져 있을까에 대한 호기심과 재미가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해당 음료는 2010년에 판매를 중단하긴 했지만, 이러한 ‘아무거나 마케팅’의 효과가 입소문을 타면서, 최근에는 국내의 길가 음료자판기에서도 심심치 않게 ‘랜덤’이라는 이름이 적혀있는 메뉴를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싱가포르의 애니싱 음료와 같이 랜덤 버튼을 누르면 해당 가격에 맞는 음료가 무작위로 선정되어 제공되는 식이다.
그래서 파티가 어디서 열리는데? 한국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미국의 젊은 10대와 20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구사하고 있는 SNS 앱이 있다. 바로 자신의 계정에 올린 사진이나 비디오가 24시간 후에 모두 사라지는 독특한 특성의 SNS ‘스냅챗’이다. 계정을 없애지 않는 이상 영원히 기록이 남는 페이스북과 대조되는 이러한 앱의 ‘즉흥성’ 때문에 오히려 부담 없이 다양한 일상을 올릴 수 있다고 평가받으며 스냅챕은 미국의 젊은 세대 사이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앱으로 급부상 했다. 높아지는 앱의 인기에 광고주들도 스냅챗의 이러한 즉흥성을 활용한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독일의 주류 브랜드 ‘예거마이스터(JAGERMEISTER)’가 지난 1월 선보인 ‘언더커버 게임(Undercover Games)’ 마케팅이 대표적이다. 매번 독특한 파티를 통해 파티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예거마이스터는 넘쳐나는 파티의 홍수 속 브랜드의 파티 소식이 돋보일 만한 기가 막힌 방법을 생각해냈다. 파티에 대한 정보를 일반 게시판이나 공개형 SNS가 아닌 일정 시간 후 받은 메시지가 지워지는 스냅챗을 이용해 공개하기로 한 것. 예거는 먼저 입소문을 위해 티저 이미지를 보낸 후 장소, 일자, 테마 등 세부적인 힌트를 차근차근 스냅챗을 통해 공개했다. 파티의 장소가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고, 파티에 대한 힌트가 담긴 메시지도 얼마 후에 사라진다는 생각에 사람들은 더욱 호기심을 갖고 광고에 몰입할 수 있었다. 그 결과 1000명이 넘는 인원이 해당 이벤트에 참여했고 500명이 넘는 이들이 현장에서 즉석으로 티켓을 구매하며, 수많은 인파속에 성공적으로 파티를 마칠 수 있었다.
따옴, “어디 있었어! 찾았잖아!”
특히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영상을 보기 위해 모인 소비자들이 채팅창을 통해 서로 공간에 대한 힌트를 함께 추리하고, 이벤트가 끝난 후에도 일상 이야기부터 최근 트렌드, 고민 상담 등을 나누며 이벤트 공간을 새로운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벤트를 통해 느낀 신선함과 재미, 같이 이벤트를 진행한 소비자들끼리 느낀 친근함이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빙그레 측은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지자 해당 이벤트 기간을 추가로 연장하기도 했다. 도처에 널린 광고들 때문에 평범한 광고는 외면받기 십상이다. 이러한 가운데 ‘숨겨야 산다’식 마케팅은 소비자들의 눈에 띄기 위해 ‘드러내기’보다 ‘감추기’라는 역발상을 택했다. 불완전한 정보를 제공함으로 호기심을 자극하고 이벤트에 대한 몰입도를 배가하는 해당 전략은 앞으로도 신선하고 재미있는 것들을 찾는 수많은 현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아 기자 mapci3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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