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복 시장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컨템포러리 브랜드가 각광받을 전망이다.
최근 몇 년동안 국내는 물론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전세계 패션시장이 SPA 브랜드의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명품 이미지와 감성, 합리적 가격을 동시에 만족시키고 소비자의 로망을 담은 컨템포러리 브랜드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패션시장은 경기침체와 소비구조의 양극화, 글로벌 다국적 경쟁시대로 접어들며 대다수 션 브랜드들이 지난해 소비둔화와 할인판매 증가에 따른 정상가 판매율 하락 및 역신장 추세를 보였으나 SPA 브랜드 대세국면속에 유일하게 수입 컨템포러리 조닝은 상승국면에 진입하며 주목을 받았다.

SPA브랜드 대중화 열풍속…
이제 소비자는 그이상을 원한다

글로벌 SPA브랜드의 총공세속에 백화점의 중고가 정상 제품에 대한 판매가 부진하고 온라인 쇼핑몰과 SPA 브랜드로의 소비이탈 등 구조적인 소비패턴 변화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심권 백화점 수입 컨템포러리군은 평균 30% 이상 신장률을 보이며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프렌치 감성의 「이자벨마랑」「자딕&볼테르」「마쥬」의 급상승 추세가 부드러져 올해부터 주요 백화점들은 어정쩡한 내셔널 브랜드를 대거 철수하고 수입 컨템포러리 중심의 MD확장을 도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동안 국내외 SPA 브랜드들이 공격적으로 규모를 확장하며 지지층이 넓어지고 있지만 동시에 소비자들은 SPA 브랜드에서 만족할 수 없는 그 이상을 원하고 있다. 더 나은 품질과 디자이너의 유니크한 감성, 더 오래 갈 수 있는 스타일을 원하는 소비층이 늘어났으며 수입 컨템포러러 브랜드가 그 욕구를 대변해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컨템포러리 브랜드는 기존의 럭셔리 명품 브랜드와 대중 시장과는 다른 완전히 새롭고 구분되는 시장으로 그동안 국내 패션시장을 중추적으로 이끌어왔던 내셔널 브랜드 소비자를 흡수하며 마켓 규모를 확대해가고 있다.

그동안 상대적 우위에 있었던 국내 여성 영캐주얼과 여성캐릭터 브랜드들은 디자인과 감각, 감성적 만족도 측면에서 글로벌  컨템포러리 브랜드에 점차 마켓을 잠식당하며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소비패턴 변화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진 내셔널 브랜드들의 하향평준화 현상이 심화되는 등 영캐주얼 및 여성캐릭터 브랜드 등 바야흐로 내셔널 고가 시장에 포지셔닝되어 있던 대다수 브랜드가 한계상황에 직면, 설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국내 패션시장에서 부상하는 컨템포러리 브랜드는 명품 럭셔리와 내셔널 사이의 브릿지 조닝으로 대변된다. 도나카란뉴욕의 DKNY, 캘빈클라인의 CK캘빈클라인, 끌로에의 씨바이끌로에, 마크제이콥스의 마크 바이 마크제이콥스, 돌체앤가바나의 D&G, 등 명품 혹은 디자이너 브랜드의 세컨드 라인이 대표적이다. 이외 띠어리, 쟈딕&볼테르, DVF, 조셉, 바네사부르노, 질스튜어트, 주카,  이자벨마랑 등 럭셔리와 내셔널 사이의 가격이 합리적인 직수입 브랜드도 포함된다.

직수입 브릿지, 매스티지, 어포더블 럭셔리 등의 용어로도 사용되는 컨템포러리 마켓은 주요 백화점들도 고급화 차별화 전략과 맞물려 수입 컨템포러리 조닝을 확대구성하는 한편, LG패션, 제일모직 등 패션대기업과 아이디룩 등 중견 패션기업들이 수입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아이디룩, 컨템포러리 명가로 부상

2~3년전부터 「질샌더네이비」「mm6」「레드발렌티노」등 신규 주자들도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최근에 아이디룩(대표 조승곤)이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대표 박동문)에서 「산드로」의 전개권을 인수했다.

「산드로」는 프랑스 유명 컨템포러리 브랜드로 SMCP그룹에 속해있으며 이그룹은 「산드로」외에 「산드로남성」「마쥬」「클로드피에로」를 보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컨템포러리 그룹으로 통한다. 아이디룩은「산드로」전개권 인수를 기점으로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마쥬」외에 「산드로남성」「클로드피에로」등을 추가 도입해 컨템포러리 브랜드의 포트폴리오를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한섬(대표 정재봉)도 2월부터 「엘리자베스&제임스」를 선보이고 F/W시즌에는 「이로」를 추가 런칭할 예정이다.

컨템포러리의 원래 뜻은 당대의, 현대적인이라는 의미로 최신 유행하는 스타일을 지칭한다. 디자이너가 고유의 컨셉트를 고집하는 브랜드와 달리 트렌드를 창조하고 리드하는 브랜드로 상업적인 특색을 지니고 있으며 음악과 미술에서도 컨템포러리 아트 등 컨템포러리 스타일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변화하는 트렌드를 빠르게 수용, 한가지의 스타일을 고집하기보다는 개성과 유행에 따르는 다양한 스타일로 자신을 표현하는 동시대의 감각으로 해석할 수 있다.

명품이 전통과 아이덴티티 등 고전적 요소를 중시한다면, 컨템포러리는 현재와 트렌드를 디자인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둔다. 명품이 고전적 요소에 바탕을 둔 변하지 않는 가치라면 컨템포러리는 시대적 상황에 따라 디자인과 유행을 따르는 브랜드로 최신 유행을 따르려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컨템포러리 브랜
드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

여성복을 중심으로 컨템포러리 마켓이 팽창하면서 패션잡화, 남성복, 캐주얼, 아동복, 골프웨어 등 전복종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컨템포러리 마켓이 급성장하고 있는 배경은 소비자들이 과시적 소비행태를 버리고 합리성을 강조하는 라이프스타일 소비패턴을 추구하게 되면서 품질과 디자인, 브랜드, 합리적인 가격, 감각, 유행 등을 소비선택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복, 차세대 성장동력의 핵심은 컨템포러리

계층간의 소득 및 소비격차가 커지면서 나타난 소비구조의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에도 원인이 있으나 보다 본질적인 문제는 가치지향적인 소비행태가 정착했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중요한 감성적 만족을 주는 꼭 필요한 상품은 과감하게 구매하지만 감성적 효용가치가 없거나 일상적인 범용제품이나 심지어 패션의류 상품도 투자대비 만족감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실용적인 상품이나 브랜드를 선호하고 있다.

디자인, 소재, 스타일링 등 감성적 만족도가 높은 컨템포러리 브랜드와 가격은 싸지만 가치와 감성이 깃든 패스트 패션 또는 가격대비 가치 만족도가 높은 브랜드로 급격한 착장 패러다임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컨템포러리 브랜드의 약진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산드로」 「클로디 피에르로」 「더 쿠플스」 「자딕&볼테르」 등 프랑스 유명 컨템포러리 브랜드들은 값싼 패스트패션과 고가의 디자이너 브랜드 사이에서 고가 브랜드를 능가하는 눈부신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산드로」 「마쥬」 「클로디 피에로」 등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프랑스의 SMCP그룹은 올해 미국시장 규모를 두 배 이상 넓힐 계획이다. 2011년 9월 첫 미국 매장을 오픈한 SMCP그룹은 현재 40개인 매장을 100개로 확대할 계획.

프레데릭 비우스 SMCP그룹 공동 CEO는 2007년 이후 연평균 성장률이 40% 이상이었으며, 2012년 매출은 3억8,000만 유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VMH는 2010년부터 SMCP 그룹에  L캐피탈이라는 투자기관과 사모투자회사 플로락을 통해 지분 51%를 인수했다.

한편 구찌의 모회사인 PPR SA도 알렉산더 맥퀸 브랜드에 ‘McQ’라는 이름으로 현대적인 라인을 시험중이며 반응은 긍정적이다.

남녀 구분을 없앤 스타일로 이미지를 구축한 「더 쿠플스」는 지난해 9월부터 미국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했으며, 현재 블루밍데일 백화점에 7개의 매장이 입점해 있다. 뉴욕에 4개의 매장을 갖고 있는 「자딕&볼테르」는 올해 소호지역에 미국 대표 매장을 개점할 예정이다.<류숙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