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SPA브랜드의 총공세속에 국내 가두상권 브랜드들이 수세에 몰려있다. 그동안 국내 브랜드의 수익창출 경로로 활용되어왔던 가두유통은 계속되는 매출부진과 상호간 출혈경쟁으로 인해 수익구조가 악화되고 영업이익이 하락하는 등 악순환을 지속하고 있다.

대형마트와 쇼핑몰이 등장하는 지역의 가두점 철수 등 가두유통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의 대형화, 복합화 등 글로벌 생존력을 확보하기 위한 공격적인 움직임도 이루어지고 있다. 경기침체와 가두상권 위축 등 총체적 난국에 처해했는 가두유통 비즈니스의 효율적인 영업전략과 수익창출 방식, 베스트 매장 운영 노하우 등을 집중 분석해보았다.<편집자주>

「유니클로」「갭」「자라」「H&M」등 글로벌 SPA브랜드의 잇따른 국내진출에 따라 국내 패션 가두시장은 자국 브랜드와의 경쟁체제에서 벗어나 다국적 복합경쟁 시대로 본격 진입하고 있다. 백화점 매장에서 점점 찬밥신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브랜드들은 글로벌 SPA브랜드의 총공세속에 가두상권마저 내줄 위험에 처하고 있으며 그동안 국내 브랜드의 수익창출 경로로 활용되어왔던 가두유통은 계속되는 매출부진과 상호간 출혈경쟁으로 인해 수익구조가 악화되고 영업이익이 하락하는 등 악순환을 지속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의 거센공격 극복방안은?

백점에 비해 높은 수익율을 자랑하던 가두유통 비즈니스는 글로벌 브랜드의 거센공격, 대기업의 도전적인 가우유통 전개와 맞물려 새로운 전환기에 놓여있다. 과거 전통적인 운영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치와 감성을 반영한 소비자 중심의 매장 전략과 상품기획 방식 등 보다 선진화된 비즈니스 전략을 요구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것.

과거 백화점과 가두점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소비자의 소비행태도 영화관, 휴식공간,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갖춘 복합쇼핑몰과 패션몰, 아웃렛몰 등 몰중심의 소비공간을 선호하고 있어 순수 로드숍의 정체위기를 더욱 가속화시키며 상권의 판도변화를 이끌고 있다.

2~3 년전부터 패션기업들은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가두점 유통 비중을 늘려잡거나 아예 백화점 유통을 탈피한 대리점 유통 전문 브랜드를 잇따라 출시하면서 가두유통은 짧은순간 치열한 경쟁국면을 맞이했다.

특히 규모와 자금력, 조직력을 갖춘 대형 패션기업들이 기업형 규모의 볼륨 브랜드를 통해 가두 유통 매장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면서 수수료 경쟁과 각종 지원책 제시 등 가두유통을 둘러싼 각 브랜드별 출혈경쟁이 심화돼기도 했다.

수년동안 가두 유통 비즈니스의 강력한 무기로 여겨졌던 ‘가격’과 ‘물량’정책은 더 이상의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오히려 브랜드 수명을 단축시키고 글로벌 SPA브랜드에 공세속에 노출되는 역효과로 퇴출위기를 앞당기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자라」「바나나리퍼블릭」 「갭」 「유니클로」 「스프링필드」「망고」 「포에버21」 「파파야」 등 글로벌 대형 SPA 브랜드들의 공격적 사세확장으로 국내 패션 브랜드들은 고유 영토를 상당부분을 내줘 수세에 몰려 있으며 특히 이들은 가두상권  브랜드에 위협을 가하는 막강 경쟁자로 부상했다.

파죽지세로 질주하고 있는 「유니클로」의 경우 국내 진출 4년만에 33개 매장에서 매출 1천300억원을 달성, 국내 브랜드를 초긴장시키고 있다. 런칭 5년차인 올해 주력상품 히트텍 판매를 목표로 2천200억원, 앞으로 3년안에 4천200억원의 엄청난 매출 목표를 수립했다.

글로벌 SPA브랜드와 대기업간 상권 쟁탈 각축전

글로벌 브랜드의 본격적인 국내 마켓 확장이 이루어지면서 글로벌 생존게임을 벌이게 된 국내 패션기업들은 이에 맞서기 위한 매장 대형화, 복합화로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단일 브랜드, 단일 점포 위주의 경쟁에서 벗어나 남녀 복합매장과 정장과 캐주얼, 액세서리까지 전라인을 구성한 토털 메가숍이나 대형 복합매장이 글로벌 시대 생존방안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 특히 LG패션, 이랜드, 제일모직, 신성통상 등 패션 대기업들은 자본력을 앞세워 명동, 부산광복동, 대구 동성로, 광주 충장로 등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A급 로드숍 지역에 대규모의 복합매장 오픈을 통해 글로벌 브랜드에 맞서는 공격 게임에 나서고 있다. 가두상권 매장대형화, 복합화 추세와 함께 본사의 통제력과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대도시 상권을 중심으로 직영점 비중을 높여 본사의 영업전략 및 정책을 직접적으로 구사하는 등 중장기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따라서 대도시 A급 상권은 대기업과 글로벌 브랜드의 대형 복합매장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3년전부터 글로벌 브랜드의 공격적인 진출에 대비해 패션대기업과 대형 캐주얼 기업을 중심으로 주요상권 및 핵심상권은 본사가 직접 건물을 매입 또는 임대해 직영점으로 운영하거나 타사와 연계한 대형 토털 매장을 오픈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태세를 구축한 경우도 많았다. 대형 핵심상권 매장을 확보하기 위한 초기 투자비용과 관리비용이 추가되지만 백화점 유통과 비교, 본사의 수익창출 창구역할 및 볼륨화를 위한 안테나 창구로 여겨지면서 올해들어서도 메가, 토털화 전략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이랜드 그룹이 「SPAO」를 런칭한데 이어 신성통상이 어덜트 SPA브랜드 「에이폴스토리」를 런칭하는 등 글로벌 브랜드에 대응한 신규 브랜드 런칭 움직임도 확대되고 있다.

반면 개별 브랜드와 중소 전문기업들은 뉴타운 개발과 신도시 개발에 따른 신흥상권과 지역밀착형 상권을 중심으로 수익형 매장 운영으로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대도시 패션상권, 복합매장 등 대형화 추세

패션 유통의 등급을 결정하던 지표와 가치가 다양한 시대적 변화를 겪으면서 급격히 변모하고 있다. 타겟층, 유동인구, 임대비용 등으로 결정된 의류상권의 지표도 바뀌고 패션과 유통에 라이프스타일을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매장형태와 경쟁상권, 기업도시의 등장으로, 과거와는 판이하게 중심상권이 이동하는 현상도 확산되고 있다.

2000년 중반부터는 외형 성장에서 효율과 수익성 창출로 기업들의 경영지표가 바뀌면서 대도시 중심의 고급 상권보다는 신도시나 신개발지역 또는 신흥 기업도시 상권으로 상권의 중심축이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그동안 전국 유망 상권으로 소비를 주도했던 대도시 중심상권은 대형 할인점과 편의점, 무점포 판매 등 신업태가 급성장하면서 소규모 점포의 위상은 추락하고 패션 상권에도 일대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따라서 패션기업들은 새로운 형태의 유통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유통전략으로 성장모델을 찾는 노력이 접목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각 지역별 상권별 특성을 반영한 가두상권 유통 포트폴리오를 세분화, 전문화시키는 전략도 필요해지고 있다. 가두상권이 과거 순수 로드숍 중심의 단일점포에서 할인점과 복합쇼핑몰, 아웃렛 등으로 복잡, 다변화되면서 이에따른 기업들의 가두점 영업전략도 보다 탄력적 대응이 불가피해지고 있는 것.

여러 악재에 노출돼 총체적 난국에 처해있는 패션시장 역시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시대의 주역으로 부상하는 기업과 유통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퇴각하는 기업들의 명암이 엇갈리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최근들어 깊은 불황의 늪으로 빠지고 있는 가두 유통은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에 적응하고 생존력 강화를 위해 스토어 브랜딩과 가두상권 수익채널 다양화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별 상품 디자인과 품질, 가격 경쟁력에 대한 편차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과거의 상품구성과 매장운영 등 구태의연한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글로벌 브랜드와 맞설 수 있는 기업과 브랜드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브랜드 가치와 인지도를 제고시키는 보다 전문화, 차별화된 가두 유통전략 수립이 절실해지고 있다.<류숙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