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F/W는 파워 숄더, 모던 글램룩 등 1980년대 트렌드에서 벗어나 좀 더 소프트하고 로맨틱한 감성이 돋보이는 ‘레이디 라이크룩(Lady like Look)’이 대세이다.

레이디 라이크룩은 우아하고 품위 있는 여성처럼 보이도록 하는 옷차림으로 잘록한 허리선을 강조해 여성의 몸매를 부각시킨 트렌드로 부드러운 곡선의 실루엣을 살린 관능미와 여성미가 2010 F/W에 재해석되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중성적인 이미지보다는 몸에 피트되는 블라우스로 가슴을 부각시키고 허리선과 볼륨감 있는 엉덩이를 강조할 수 있는 플레어 스커트와 같은 페미닌한 아이템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 같은 레이디 라이크룩은 최근 몇 년간 이어져오고 있는 클래식룩의 한 부분으로서 최근에는 부드러운 실루엣뿐만 아니라 트위드나 헤링본 소재와 영국의 전통적인 패턴인 아가일이나 타탄 체크 등 클래식한 소재와 패턴과의 조화가 돋보인다.

이에 따라 올 가을겨울에는 「루이비통」과 「프라다」를 필두로 「드리스반노튼」 「로에베」 등 해외 브랜드뿐만 아니라 「TNGTW」 「크로커다일레이디」 등 국내 브랜드들도 레이디 라이크룩 대열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스타일 아이콘에 주목하라!

이번 시즌 레이디 라이크룩에 영감을 준 뮤즈는 다름아닌 1950~60년대의 스타일 아이콘들이다. 캣아이 메이크업과 관능미의 대명사인 ‘브리짓 바르도’와 세기의 글래머 배우로 불리운 ‘에바 가드너’, 귀족적인 우아함으로 세계를 매료시킨 ‘그레이스 켈리’, 최고의 패셔너블한 퍼스트 레이디 ‘재클린 케네디' 등.

올 F/W 「루이비통」과 「니나리찌」등에서 브리짓 바르도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으며 「란셀」등은 ‘BB’백을 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루이비통」은 브리짓 바르도가 주연한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의 OST를 컬렉션 때 메인 테마로 사용했고 잘록한 허리 아래 펼쳐진 풍성한 풀스커트와 뷔스티에 스타일의 원피스, 과장된 리본 장식의 구두 등 여성스럽고 우아한 스타일에 브리짓 바르도만의 관능미를 더해 세련된 레이디 라이크룩을 선보이고 있다.

「니나리찌」는 브리짓 바르도를 닮은 모델들을 런웨이에 내세워 뮤즈임을 강조하고 벨트로 허리선을 강조한 아워글라스 실루엣의 펜슬 스커트와 풍성한 꽃잎 장식의 원피스, 스커트로 섹시함과 동시에 로맨틱한 감성을 자극한다.

특히 「란셀」은 브리짓 바르도와 콜라보레이션한 ‘BB백’을 선보여 인기를 모으고 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뮤즈들과 지속적인 협업을 진행해온 「란셀」은 이번 시즌 브리짓 바르도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트렌드 흐름과 적절히 어울러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BB백’은 브랜드 고유의 전통과 디자인은 그대로 가져가되 브리짓 바르도의 풍요로운 내면과 외면 세계 모두를 재현한 컬렉션 라인으로 출시와 동시에 인기를 모으고 있다.

또한 「로에베」는 트렌치 블루종과 모피가 트리밍된 코트와 케이프, 구두, 가죽 소재의 화려하면서도 클린한 아이템, 베레모 등에 에바 가드너의 이미지를 2010년 레이디 라이크룩으로 부활시켰다.

또, 패션 브랜드들은 ‘관능미’라는 자칫 가벼워보일 수 있는 무드에 50년대 클래식을 대표하는 그레이스 켈리를 통한 영감으로 고급스러운 레이디 라이크룩을 선보이고 있다. 이 밖에도 재클린 케네디의 클래식룩은 「마크제이콥스」를 비롯, 이번 시즌 패션 하우스들이 선보인 클래식 스타일의 베이스를 제공해줬다.

레이디 라이크룩의 ‘잇’ 아이템은?

먼저 트위드 재킷을 들 수 있다. 재클린 케네디가 가장 애용한 아이템 중 하나인 트위드 재킷은 브랜드를 대표하는 아이코닉 아이템이자 매시즌 타 브랜드에서도 앞다투어 선보이는 제품이다. 특히 이번 시즌 레이디 라이크룩의 등장으로 더욱 각광받고 있는 트위드 재킷은 기본 스타일에서부터 다양한 컬러와 스타일로 변형시켜 선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오즈세컨」 「JJ지고트」 「지컷」 등 영캐릭터캐주얼 조닝에서도 좀 더 젊은 감각의 디자인을 선보이면서 간절기 시즌부터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또한 트위드 재킷과 함께 풀스커트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몇 해 이어온 ‘락 시크’의 영향으로 스커트보다는 슬림 팬츠에 집중했던 것에 반해 올 F/W에는 스커트의 인기가 팬츠를 앞지를 전망이다.

풀스커트는 여성스러움을 극대화시켜주지만 볼륨감 있는 엉덩이를 강조한 디자인과 어정쩡한 길이로 인해 동양인 체형에 어울리지 않아 기피 대상 1호로 꼽혔었다. 그러나 레이디 라이크룩이라는 핫 트렌드와 함께 「루이비통」 「드리스반노튼」등에서 선보인 환상적인 코디네이션으로 인해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는 것.

이에 대해 패션 관계자는 “그 동안 외면 받았던 풀스커트가 이번 시즌에는 날개 돋힌 듯 팔리고 있어 당황스럽기까지 하다”며 “앞으로 트위드 재킷이나 가죽 재킷, 부츠와의 스타일링으로 인기는 더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크로커다일레이디」또한 헐리우드 고전 영화를 연상케하는 광고 비주얼과 함께 클래식한 느낌의 풀스커트 판매율이 상승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밖에도 「TNGTW」는 레이디 라이크룩을 완성시켜 줄 핏 앤 플레어 실루엣으로 여성스럽고 모던한 느낌의 베스트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액세서리에서도 클래식함의 정점을 찍는 롱장갑과 토트백이나 미니백 등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롱장갑은 7부 소매의 통이 넓은 버튼 업 코트와 케이프 등에 매치하면 세련된 감성을 전할 뿐만 아니라 보온성도 우수해 벌써부터 준비하려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잡화 브랜드에서는 올 F/W에는 지난해보다 롱장갑의 비중을 늘리고 의류 브랜드에서도 코트와 세트 판매율을 높이기 위해 액세서리 라인도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빅백의 열풍이 조금씩 사그라들고 레이디 라이크룩에 어울리는 토트백이나 미니백이 인기를 얻을 전망이다. 「셀린느」 「구찌」 「MCM」 「메트로시티」등은 다양한 스타일의 토트백이나 체인이 달린 클래식한 미니백 등을 선보이고 있다.

레이디 라이크룩, 이렇게 응용하라!

올 F/W 패션 키워드인 레이디 라이크룩은 기본 스타일 외에 매니시한 아이템과 매치할 수도, 로맨틱 밀리터리룩으로 풀어낼 수 있다. 

「드리스반노튼」이 컬렉션에서 선보인 것과 같이 루스한 핏의 셔츠나 보이프렌드 재킷과 같은 매니시한 아이템을 풀스커트와 매치해 시크한 레이디 라이크룩을 표현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이번 시즌 또 하나의 트렌드인 로맨틱한 밀리터리 아이템과의 믹스 앤 매치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기존의 남성적이고 강인한 느낌의 밀리터리룩이 아닌 이번 시즌에는 좀 더 여성스럽고 부드러운 감성이 더한 로맨틱 밀리터리룩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로맨틱 밀리터리룩이 레이디 라이크룩과 만나 밀리터리의 대표적인 컬러인 카키와 브라운은 물론 소프트한 컬러까지 제안하고 있으며 각진 스타일만이 아닌 루스한 핏과 페미닌한 패턴과 소재를 더해 새로운 밀리터리룩을 제안하고 있다.

「자라」는 밀리터리 재킷에 블랙 큐빅 디테일로 로맨틱함을 더하고 있고, 「펜디」는 카키 컬러의 클래식한 스커트 수트를, 「마크제이콥스」는 1950년대풍의 플레어 스커트에 롱코트를 매치한 레이디 라이크룩을 제안하고 있다.

또한 「버버리프로섬」은 레트로 레이스 스커트에 다양한 에비에이터 재킷을 믹스매치해 소프트한 로맨틱 밀리터리룩을 선보이고 있다.

이와 같이 가장 여성스럽고 우아하면서도 매니시한 아이템이나 밀리터리 아이템으로 응용 가능한 레이디 라이크룩은 클래식이라는 기본 감성에 다양한 감성이 더해져 꾸준히 인기를 모을 전망이다. <박경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