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디 디자이너들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거워지고 있다.
디자이너들을 다룬 케이블 프로그램과 인터넷, 스마트 폰 등을 통해 전파되는 다양한 패션 정보들은 인디 디자이너들이 대중화 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 됐다. 또 기존 브랜드의 천편일률적인 상품과 컨셉을 거부하는 소비자들이 신선한 감각과 독창적인 상품을 선보이는 인디 디자이너들에게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면서 인디 디자이너의 가치는 상승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디 디자이너 상품은 특수 계층이 향유하는 고가의 상품에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패션으로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고, 독립 편집숍들도 시즌 별 디자이너들만의 유니크한 스토리를 담은 디자이너 상품을 유치하면서 편집숍과 인디 디자이너들은 서로 상승 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이처럼 인디 디자이너들의 세력이 확대되자 백화점과 패션 업계에서도 이들과 협업해 새로운 컨텐츠를 생산하고자 손을 뻗고 있으며 비즈니스 기반이 마련된 인디 디자이너들은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작업과 세컨 브랜드 런칭 등을 이어가며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인디 디자이너, 대중속으로 들어가다
인디 디자이너들에 대한 관심은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등 국내 디자이너들을 다룬 패션 프로그램 인기를 끌면서 확산되기 시작했다. 그 동안 디자이너 상품은 패션 피플이나 연예인 등 일부 계층의 패션으로 인식되어왔으나 대중매체를 통해 일반인들과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디자이너와 관련 상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것.
또한 블로그와 SNS 등으로 패션 정보가 풍부해져 소비자들은 획일화된 기존 브랜드와는 달리 독특하고 개성 있는 인디 디자이너들의 가치를 인정하고 그들이 제공하는 신선함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로우클래식」의 이명신 디자이너와「Goen J」의 정고은 디자이너는 케이블 방송의 컨테스트 프로그램인 ‘프로젝트 런웨이’를 통해 상업적인 측면과 디자이너만의 고유한 감성이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으면서 전개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스티브J&요니P」는 런던 등 해외에서 먼저 이름을 알린 후 서울 컬렉션과 TV방송 등을 통해 국내 인지도가 높아진 케이스다. 현재 「스티브J&요니P」는 ‘10꼬르소꼬모’, ‘G.D.S’, ‘일모스트리트닷컴’ 등 주요 편집숍을 통해 유니크한 디자인의 상품들이 젊은 층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으며 특히 ‘10꼬르소꼬모’, ‘신세계 백화점’, ‘카스 맥주’ 등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으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편집숍 디자이너 상품 만나볼 수 있는 최적지
국내 디자이너들이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은 배경에는 신진 디자이너들의 발굴과 육성을 지원했던 독립 편집숍의 역할도 한 몫 했다.
국내외 디자이너 브랜드들을 메인 콘텐츠로 구성한 독립 편집숍의 독특한 숍 문화는 기존 브랜드와는 또 다른 경험을 제공하며 소비자들을 만족 시켰다. 여기에 국내 디자이너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독립 편집숍은 이들 디자이너 상품을 직접 구매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에이랜드’와 ‘플로우’ 등 편집숍은 디자이너들과 소비자들이 함께 브랜드 감성을 공감할 수 있는 자리로 역할하며 점차 대중들에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Lap 5’, 롯데 백화점의 ‘브릿지 11’ 등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구성한 대중적인 편집숍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유치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온 ‘플로우’는 인디 디자이너들의 상품을 가장 먼저 접할 수 있는 편집숍으로 떠오르고 있다.
「폴앤앨리스」「플리마돈나」 「쟈니헤잇재즈」 등이 ‘플로우’를 통해 대중적인 인지도를 올린 브랜드들이며 최근에는 신사동에서 청담동으로 둥지를 옮기고 ‘플로우’는 김재환 디자이너의 ‘「ALANI(알라니)」’, 최철영 디자이너의 「CY Choi(씨와이 초이)」 등 남성복 디자이너 브랜드의 비중을 확대한 바 있다.
'에이랜드'는 합리적인 가격과 독특한 컨셉을 가진 상품으로 소비자에게 인기를 모으며 디자이너 상품의 대중화를 이끈 편집숍 중 하나다. 특히 점 별 가방과 슈즈, 액세서리 등 특화된 상품 구성과 동일 디자이너 일지라도 차별화된 상품으로 소비자를 사로잡고 있다.
레벨 파이브도 이탈리아 피티워모 최초 참가자로 주목을 받은 「재희 신」의 신재희 디자이너와 ‘프로젝트런웨이 코리아’로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은 최형욱 디자이너의 상품을 유치 하는 등 국내 디자이너 상품을 중점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온라인과 홈쇼핑 시장까지 섭렵
편집숍과 함께 ‘일모스트릿’, ‘먼슬리맨션’, ‘29CM’ 등 신진 디자이너 상품을 전문적으로 소개하는 온라인 몰이 등장한 것도 국내 디자이너들이 대중화의 발판을 마련한 요소다.
디자이너들은 늘 새로운 감성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상품을 즉각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접근성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이들 온라인몰은 자립 기반이 약한 신진 디자이너들에게 오프라인보다 손쉽게 유통망을 확보할 수 있는데다 마케팅과 홍보도 온라인상의 파급력을 지니고 있어 신진 디자이너들의 입점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09년 오픈한 제일모직의 ‘일모스트릿닷컴’은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와 해외 수입 브랜드, 뷰티, 잡화 등 다양한 상품 콘텐츠로 구성된 온라인 패션 편집몰이다.
디자이너들의 쇼룸을 방문하지 않고도 강동준, 김수진, 박승건, 주효순, 예란지 등 다양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의 제품을 만날 볼 수 있어 소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신진 디자이너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이들과 협업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스타일을 제공하고 있다.
‘먼슬리맨션’도 신진 디자이너 상품을 선보이는 온라인몰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a wharf」「블랭크」「비올레타 그리지오」 등 남성과 여성, 잡화 등 20여개 브랜드가 판매되고 있으며 최근 아이패드, 맥북에어 전용 파우치 브랜드로 인기를 얻고 있는 브랜드「페넥」의 구입처로 주목 받고 있다.
홈쇼핑 업계에서도 저가 상품 이미지 탈피하고 상품 구색 차별화의 방안으로 신진 디자이너 상품 유치에 적극나서고 있다.
CJ오쇼핑은 지난 3월 14일에는 국내 디자이너의 런웨이 작품을 소개하는 ‘퍼펙트 런웨이’를 방송했다. 이번 방송은 최범석, 최지형 고태용, 송지오, 강동준 디자이너의 컬렉션 감상과 패션쇼 출품 의상을 대중적인 감성으로 변형한 제품을 함께 판매하는 자리로 첫 번째 상품으로 최범석 디자이너의 「제네럴아이디어」를 선보였다.
이날 방송에서는 최범석 디자이너가 직접 출연해 상품 디테일한 특징과 트렌디한 코디법을 설명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또한 최지형 디자이너는 17일 두 번째 방송에서 CJ오쇼핑과 손잡고「더 쟈니러브」를 런칭했다.
‘인디 디자이너’에게 러브콜 잇따라
패션 기업들도 기존의 시스템 구조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도 브랜드 이미지 업그레이드와 신선도를 높일 수 있어 인디 디자이너들과 협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 동안 패션 기업들은 크레이티브한 감성을 요구하는 소비자 니즈를 인식하면서도 브랜드 운영 시스템상의 어려움을 겪어왔으나 인디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을 통해 소비자들의 대중적인 취향에 부합하면서도 유니크한 상품을 선보일 수 있게 된 것.
디자이너들도 패션 브랜드와의 협력이 대중적인 소비자층을 흡수해 상업적인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리복」「 스피도」「빈폴」 등 패션 브랜드와 협업한 정욱준 디자이너와 「푸마」「네파」 등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 최범석 디자이너가 대중적 인지도를 넓힌 대표적인 케이스다.
제일모직의 「빈폴 레이디스」는 SFDF(Samsung Fashion & Design Fund)의 4회 수상자들과 함께 한 콜라보레이션을 시작으로, 디자이너 정욱준의 「준지」 콜라보레이션 및 「쟈뎅드슈에뜨」의 김재현 디자이너 등 국내 디자이너들과 활발한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5년 개최한 SFDF를 통해 세계 각지에서 활약하는 한국계 디자이너를 발굴하고 한국 패션의 국제적 위상을 제고하는 후원 프로그램을 매 년 진행하며 적극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다.
LG패션도 ‘티움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며「TNGT」와 「TNGTW」에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숍인숍으로 구성하고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선보이는 등 지속적인 제휴를 하고 있으며 코오롱FnC의「헤드」는 최근 「제너럴아이디어」를 전개하고 있는 최범석 디자이너를 디렉터로 영입해 스포츠를 넘어 다양한 현대 도시인들의 착장에 맞춘 트렌디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도약에 나섰다.
백화점 디자이너 육성 적극 나서
한편 백화점 업계도 새로운 콘텐츠 구성에 인디 디자이너 브랜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SPA 브랜드의 자유로운 쇼핑방식과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복합몰 쇼핑을 선호하면서 백화점도 기존 구성 방식에서 벗어난 재미있고 특색 있는 요소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고객층의 이탈과 백화점 소비 침체가 지속되자 각 백화점들은 브랜드 위주의 기존 MD 방식에서 벗어나 디자이너 상품 유치와 편집형 MD 전략으로 새로운 변화에 나섰다.
백화점 업계는 갤러리아백화점의 ‘GDS’, 신세계백화점 ‘블루핏’ , 롯데백화점 ‘바이에토르’ 등 특화 편집숍은 물론이고 신진 디자이너들의 팝업스토어와 패션 페어를 유치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국내 신진 디자이너 발굴을 목적으로 ‘신진 디자이너 페어’를 개최해 브랜드 별 팝업스토어를 열었으며 올해는 디자이너 슈즈 편집숍을 오픈하고 홍대, 삼청동, 가로수길 등에서 로드숍으로 인지도를 넓혀온 「나무하나」「신」「왓아이원트」「레이크넨」등의 국내 슈즈 디자이너 상품을 선보인다.
또 현대백화점도 ‘남용섭’, ‘이승희’ , ‘정재웅’, ‘이명신’ ,‘김홍범’ 등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의 신진 디자이너들의 선보였으며 올해는 「쿠론」「뎁」등이 나섰다. 롯데백화점도 지난해 9월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한류 엑스포'를 주제로 국내 디자이너 팝업스토어를 운영한 바 있다.
[참조 : 국내 주요 인디 브랜드 전개 현황은 'Fashion DB'에서 엑셀파일로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