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Issue
토종 SPA ‘코데즈컴바인’ 매각 왜?
수익성 악화, 불안정한 경영구조 등 경영환경 급변
2013-02-04 | 텍스헤럴드 전문기자

경기침체 장기화로 사업환경 급변에 위기감을 느낀 패션기업들의 매각결정이 잇따르고 있다.
연승어패럴, 아비스타, 서양네트웍스 등이 중국자본에 잇따라 지분을 매각하며 충격을 던져준데 이어 코데즈컴바인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코데즈컴바인(대표 박상돈)은 공시를 통해 대주주가 지배구조 및 재무무조 개선의 일환으로 경영권 및 지분 매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롯데와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오롱인더스트리 등이 인수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미국 갭의 국내 독점 운영권은 갖고 있지만 SPA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오롱 측의 인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코데즈컴바인은 KB투자증권을 매각자문사로 선정하고 국내 패션대기업과 중국계 기업으로의 피인수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5년 설립된 코데즈컴바인은 2008년 비상장 의류회사인 리더스피제이와 합병하면서 우회 상장했다. 코데즈컴바인은 특유의 감각적 디자인과 가격을 무기로 국내 대표 SPA브랜드로 급성장했으며 여성, 남성, 아동복, 언더웨어 등 다양한 복종으로 라인 익스텐션 전략을 구사하며 2011년에는 2천30억원, 2012년 3분기까지 매출액 1천423억원의 외형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코데즈컴바인은 경기침체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최근 몇 년동안 수익성 악화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수익창출 능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코데즈컴바인 경영권 및 지분매각 왜?

코데즈컴바인 박상돈 회장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외부 자금 수혈 차원을 넘어서 지분과 경영권 매각이라는 초강수를 선택한 데는 수익성 악화와 함께 의류시장의 성장한계와 불안정한 경영구조 등도 원인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국내 SPA시장은 최근 몇 년동안 글로벌 SPA 브랜드의 공격적인 영토확장과 제일모직, 이랜드 등 대기업들까지 SPA 시장에 뛰어들면서 중소 패션기업의 자금력과 조직력으로 버티기엔 한계상황에 직면할 수 밖에 없을 만큼 SPA 비즈니스 자체가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야 되는 머니게임의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미 국내 시장은 「유니클로」「H&M」 「자라」 등 유수의 글로벌 SPA 브랜드들이 전국 주요상권으로 최대규모의 매장을 오픈하는 등 파상공세를 이어가고 있어 글로벌 SPA 브랜드와 막강 자본력의 외국계기업 사이에서 국내 중소 패션기업들이 제몫을 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벼량끝 상황으로 몰리고 있는 것.

코데즈컴바인은 글로벌 SPA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2~3년전부터 백화점 유통을 줄이고 직영점 수를 늘리는 등 유통구조를 전환해왔다. 백화점내에서 수익창출이 어렵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중대형 규모의 가두 직영점 오픈과 함께 적합한 콘텐츠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고의 매출외형을 기록했지만, 직영점 매출비중 확대에 따른 인건비와 임차료 증가, 재고물량 확대 등으로 비용부담이 늘어나 영업이익률은 급감하고 순이익은 적자 전환하는 등 재무구조가 급격하게 취약해졌다.

백화점 유통의 높은 수수료를 줄이고 직영점을 통해 매출 확대와 고수익의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었으나 지속적인 경기침체와 상품력 저하, 경쟁과열 등으로 발목이 잡혀 역효과를 냈다.

글로벌 SPA에 밀려 수익성 악화

코데즈컴바인은 2010년 9개 매장에 불과하던 직영점을 2011년 28개로 3배 가량 늘렸다. 대리점 수도 130개에서 143개로 증가했다. 반면 백화점 매장은 158개에서 160개로 단 2개 늘리는 데 그쳤다. 공격적으로 늘린 직영점들이 자리를 잡지 못하는 바람에 기대했던 매출과 수익 증대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비용만 늘어 영업순손실을 기록했다.

실제로 지난 2011년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2010년보다 37%나 감소했다. 2012년 3분기까지도 매출은 1천435억 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32억 원으로 2011년 동기보다 절반가량 줄었다.

따라서 앞으로 회사를 이끌어 나갈 운전자본의 부담 등 자금력의 한계도 지분 및 경영권 매각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외형 증가로 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비용이 2009년에는 318억원이었으나 2010년 477억원, 2011년 750억원, 2012년 3분기 813억원으로 큰폭 증가했다. 이 때문에 외부 차입의존도가 커졌으며 보유 현금성 자산을 제외한 순 차입금 역시 2010년 193억원에서 2012년 3분기 562억원으로 증가했다.

경영권 분쟁도 악재로 작용

이외에 한국형 대표 SPA브랜드로 정점에 올랐던 코데즈컴바인이 2010년 부부간 경영권 분쟁으로 겪으며 박 대표와 전처 오매화 이사와의 지분 구조도 악재로 작용했다.

당시 부인인 오매화 이사가 남편 박상돈 대표를 상대로 경영권 다툼에 나섰고 자식들이 어머니 편에 서면서 오 이사가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우여곡절 끝에 박 대표는 경영 일선에 복귀했지만 합의이혼 뒤에도 한 회사 대주주로서 둘 사이의 ‘불편한 동거’가 계속되는 만큼 매각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코데즈컴바인 최대 주주의 지분매각은 어느 정도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것.

그동안 박 대표와 전처 오매화 이사의 지분율이 거의 비슷해 어느 한쪽만의 지분으로는 매각이 불가능한 구조였으나 지난 1월 18일 박상돈(24.05%) 대표의 장남 박재창(7.22%)씨, 차남 박지산(5.40%)씨가 보유 주식의 의결권을 박 대표에게 위임해 박상돈 대표와 전 부인 오매화 이사의 경영권 분쟁도 마무리돼 경영권 매각의 걸림돌도 해결됐다.

그 동안 재창, 지산씨는 오매화(10.54%) 이사의 특수관계인으로 등재돼 있었지만 이날 두 아들이 의결권을 박 대표에게 넘기면서 박 대표는 계열사 제이앤지산(2.80%)의 지분까지 총 39.46%로 최대주주가 됐다. 박 대표는 두 아들의 지분과 계열사 제이앤제이지산을 합친 1984만여주(39.46%)를 모두 매각할 수 있게 됐다. 2010년 박 대표와 경영권 분쟁을 겪었던 전 부인 오매화 이사의 지분율은 10.54%로 줄었다.

미성년자라 의결권이 없는 막내인 지민씨의 보유주식 355만여주는 위임 대상에서 제외됐다. 오 이사 보유지분은 향후 매수자가 누가 될지에 따라 매도하거나 혹은 장기투자하는 방향으로도 결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자본 한국 패션시장 침투 계속될 듯

한편 이외에도 한계상황에 직면한 국내 패션기업의 M&A는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등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재무구조가 급격히 취약해진 국내 패션기업들이 버티지 못하고 중국자본을 수혈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는 루머도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과거 중국시장에 직접 진출하거나 중국기업에 투자했던 자본흐름이 이제는 중국자본이 한국 패션기업을 인수하는 쪽으로 역전되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몇 달간 자금이 절실한 한국 패션기업이 잇따라 중국자본에 인수됐으며 현재도 몇몇기업이 인수작업을 진행하는 등 당분간 중국자본의 한국 패션시장 투자가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류숙희>



지난기사 리스트